
누가 그랬던가? 훌륭한 개발자를 뽑으려면 허리둘레와 치질여부를 물어야 한다고..
다음은 어느 31살 남성 개발자의 치질 수술이야기 이다.
이 사람은 병원 가기 싫어하는 걸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사람이다.
오죽하면 회사에서 무료 독감 예방 접종을 실시해도 한 번도 안 맞았다.
그런 그가 치질이 생긴지는 벌써 오래전 일이다. 유전적인 영향도 있을것이고
화장실에서 책이나 신문, 심지어는 PMP까지 보는 나쁜 변습관을 가진 사람이다.
그는 술을 마시거나 피곤하면 변을 보고 나서 피가 나곤 했다.
상황은 좋아지기도 하고 나빠지기도 해서 수술은 피할 생각만 했지 그냥 대충 지저분하게 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어찌어찌하여 그 남자의 마누라가 ‘자 여기가 우리가 갈 병원이다’ 라며 http://www.hangsarang.co.kr/ 을 GTalk로 날려왔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여기가 좋아서 선택한 것이 아니라
검색했더니 제일 먼저 나와서 선택한 것이란다.T_T
자신의 증상이 별로 심하지는 않다고 생각한 그 남자는
‘수술 안해도 됩니다’라는 말을 기대하며 검진을 받으러 갔다.
검진해 보니 3기란다. 아니 3기가 된지도 꽤 됬단다. 2기 까지는 수술을 안해도
치료가 가능하지만 3기는 얄짤없단다.
수술은 하반신 마취를 하며 2박3일 입원하고 입원기간은
디지털 무통장치를 하고 있어서 통증이 없단다.
드디어 D-Day가 되었다. 수술 4시간 전부터 금식을 해야 하는데
오전수술은 그냥 아침만 굶고 오면 된다.
하반신 마취는 척추에 주사를 맞는데
이 마취제에 대한 알레르기가 없는지 검사하는 주사를 가장 먼저 맞는다.
그런데 이 주사가 좀 아프다. 하지만 이 주사는 남자답게 뒷끝이 없다.
한 5~10초 쓰라리고 감쪽같이 안아프다.
그 다음엔 관장을 한다. 관장은 기분이 더러워서 그렇지 아프거나 하진 않다.
다음에 정맥주사를 놓는다. 입원기간 동안 주사를 많이 맞기 때문에 바늘을
팔에 한번 꽂아두고 약만 알아끼우는 방식이다.
이제 이 바늘을 통해 항생제를 맞는다. 메스껍거나 토할수도 있다는데 아무렇지도 않았다.
팔에 맞는 주사는 바늘을 새로 안 찔러서 부담 없어서 좋다.
아까 관장을 한게 약발이 올라서 화장실에 다녀오면 수술실로 데려간다. 걸어간다.
가면 신경안정제를 엉덩이에 맞는다.
간호사가 이 주사도 아프다던데 하나도 안 아프더라.(그 남자가 그랬다 흠흠)
단기간에 참 많은 주사를 맞았다.
이제 제일 무서운 척추에 맞는 마취주사를 맞는다. 결론 부터 말하면 정말 안아프다.
일단 등에 맞는게 생각하면 너무 끔찍한데 그냥 끔찍할 뿐이다.
아프지는 않더라(난 포경수술할때 꼬추에 주사 맞던 기억을 떠올렸다. 어찌나 아프던지..^^).
요추마취는 수술대 위에 올라서 새우잠을 자는 자세로 옆으로 눞히고 척추를 만져가며
어디에 주사를 맞아야 할지를 계속 찾고 손톱으로 모기 물리면 ‘X’자 만들듯이 표시를 한다(하는듯 하다. 안보이니까..)
그런데 그 과정이 길고 긴장되서 무섭지만 다시 하라면 하나도 안 떨릴거 같다.
마취주사를 맞고도 다리가 다 움직이도 느낌도 있다.
다리가 움직여 지는데 수술을 하려고 해서 ‘다리가 움직이는데요’라고 다급히 말했더니..
‘다리 수술 하는거 아닙니다’ 라는 대답을 하시더라..T_T
이때 엉덩이에 드는 느낌은 한군데 너무 오래 앉아 있어서 엉덩이가 저릴때랑 느낌이 똑같다.
팔을 잘못 베고 자서 다음날 팔이 안 움직여진 경험을 해 봤을것이다. 바로 그 느낌이다.
수술은 가만히 엎드려서 있으면 알아서 잘 해 주신다. 라디오에서 음악도 나온다.
지금 어디를 만지고 있는지 등의 느낌은 다 나는데 통증은 없다. 레이져로 수술해서
‘지직’ 소리와 살타는듯한 냄새는 조금 난다.
그렇게 수술은 끝나고 지혈을 위해 항문에 거즈를 잔뜩 넣는다. 이 거즈는 다음날 아침에 빼게 된다.
다시 병실로 돌아오는데 베게도 하지 말고 6시간을 그냥 누워만 있어야 한다.
요추마취가 다 좋은데 딱 하나 단점이 있단다. 수술후 6시간 동안 고개를 들면(배쪽으로) 안된단다.
잘못하면 다음날이나 그 다음날 두통이 올 수 있단다. 이 때가 무지 심심하다.
MP3P나 라디오 있으면 필참하는게 좋다. 고개를 못 드니 TV는 못본다.
수술후 2~3시간 있으면 마취가 깨는데(깨기전에도 다리는 어느정도 움직여 진다)
무통주사를 링거로 맞고 있기 때문에 통증은 없다(언제 마취가 깻는지를 모른다)
6시간이 지나서 고개도 들 수 있고 밥도 먹을 수 있게 되면 바로 돌아다닐수 있다.
단 엉덩이에 거즈가 돌돌말려서 항문에 꽂혀있기 때문에(엉덩이로 담배피는 모양이다)
앉아 있기는 불편하다.
첫날밤을 지내면서 제일 불편한건 소변이 마려운데 막상 가면 나오질 않는 다는 점이다.
소변을 보려고 긴장을 풀면 방구나 큰변이 나오려는 느낌이다(하지만 막혀 있지 않는가!!).
그래도 계속 노력하면 소변 나온다. 보고나도 계속 마려워서 그렇지..^^
이게 영 불편하면 거즈를 밤에 빼달라고 해도 된다. 난 그냥 다음날 오전까지 하고 있었다.
드디어 둘째날 오전이다. 간호사가 거즈를 빼주러 왔다. 간호사가 쭉 잡아 당길거라 예상했는데
그럼 안되나 보다. 대변 보듯이 ‘끄응’ 하란다. 아.. 이게 아프다. 수술이 제일 쉬웠어요.
거즈를 빼고 나니 정말 편하다. 아마 수술 둘째날이 가장 편한 날이었던거 같다.
그냥 그대로 하루종일 놀면 된다. 좌욕 몇번 하고 중간에 주사 몇개만 맞으면 된다.
난 병원에 있는 좌욕기가 참 좋다. 따뜻하고 부글부글하는 느낌이 좋다.
Sky life가 나오는데 별로 볼만한 게 없더라(역시 하나 TV가 짱이다).
갖고온 노트북으로 취미생활인 코딩을 하면서 둘째날을 보냈다.
퇴원하는 날이왔다. 하지만 치질수술의 하일라이트가 이 날 일 줄은 생각도 못했다.
변을 봐야 하는 것이다. 사실 꼭 변을 보고 나가야 하는것은 아닌데
무통주사를 맞는 동안 변을 보는게 덜 아프다.
퇴원할때 까지 변을 못 보면 원하는 경우 관장을 해 준다. 그 남자도 했다.
제길.. 무통주사를 맞았는데 왤케 아픈거냐..
퇴원 하느라 무통 주사를 뺐다.
의사 선생님이 보시더니 ‘어? 왜이렇게 무통이 많아 남았지? 지금쯤 다 없어졌어야 하는데..’
지금은 퇴원 후 하루가 지났다. 수술 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연말은 술은 못 마시겠다. 잘 됬지 뭐… ^^